지은이 삼나무(이지나)
발행 비욘드
발행일 2016년 10월 07일
※ 해당 도서는 트위터 RT이벤트 당첨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1.
사귄 지 5년, 동거한 지는 2년. 설해와 민재가 함께 쌓아온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하지만 민재에게 권태가 찾아오면서 두 사람 사이에도 균열이 가기 시작하는데.
“너 지금 내가 변했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삶이 미워 사랑까지 흔들리는 민재와 그걸 묵묵히 견뎌내는 설해, 그리고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온 한 남자.
“대리님께 끌렸습니다. 처음 봤을 때부터.”
우리네와 닮아있어 더 아프고 달콤한 297번지 509호의 연애사정.
- <책소개>발췌
2.
297번지 509호는 권태기에 빠진 연인들의 얘기다.
권태기는 어떤 일이나 상태에 시들해져서 생기는 게으름이나 싫증을 느끼는 기간.
오래된 연인들이 쉽게 빠질 수 있는 함정이다.
사귄지 5년 된 설해와 민재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연인들이다.
3.
사회생활에 이리저리 치여 시달리는 민재는 집에서 빈둥빈둥 노는 것 같은 연인 동해에게 짜증과 투정을 부린다.
동해가 잘못한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동해는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그것들을 다 받아준다.
3.
초반에는 처음 그들이 만난 이야기가 교차로 서술되어 진행된다.
그들도 다른 동성연인들이 그러했듯이 다소 험난한 과정을 거쳐 사귀게 된 사이다.
이 과정에서 동해의 한결같은 순애보가 큰 역활을 하였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면 강산이 변하고 돌도 모래가 되는 것이 당연한 듯 민재가 동해를 대하는 태도도 점점 바뀌어간다.
4.
책을 읽으면서 독자 입장에서 가장 화가 나는 캐릭터는 민재다.
동해가 민재를 사랑하는 마음은 언제나 굳고 올곧지만 그걸 대하는 민재의 태도는 정말 진상이 따로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작품에서 가장 공감하게 되는 캐릭터도 민재다.
누구나 한번쯤 사회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불합리함을 가까운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풀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한없이 다정한 동해는 모두가 바라는 연인일 뿐이지만,
민재는 누구나 한번쯤 해봤던 잘못을 저지르고 있어서 공감이 갈 수 밖에 없다.
5.
미니리즘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커플은 결국 권태기를 극복하고 행복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도 역시 동해의 순애보가 큰 역활을 하였지만,
민재의 솔직하고 용기있는 결단이 아니었으면 결국은 행복하게 되지 못했을 것이다.
두 사람의 행복은 두 사람이 같이 만드는 것이다.
6.
책 소개에 서브공이 상당히 중요한 역활을 하는 것처럼 나와 있는데,
읽어보면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그저 갈등을 살짝 던지고 퇴장한다.
이 작품은 확실한 일공일수물이니 서브공에 크게 관심두지 말자.
7.
예전에 부부라는 작품이 꽤 취향이 아니었다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는데
이번 작품을 보고 전작들도 찾아 볼려고 한다.
잔잔한 이야기를 요령있게 끌어내는 솜씨나 심리묘사는 취향이라서.
8.
잔잔하고 행복한 이야기나 다정공을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물론 초반의 민재 짜증을 좀 겪어야 하겠지만 극복할 수 있을 거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