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해이라
발행 시크 노블
발행일 2016년 08월 12일
1.
가게 오픈하려다 신혼집을 오픈하게 될 두 사람의 이야기.
최이원 : 옅은 머리색과 피부색, 입술색까지 전반적으로 색소가 없는 느낌의 남자.
고등학교 때 다른 남자애들 다 나가서 축구하는 동안 혼자 교실 그늘에서 조는, 그런 이미지의 사람이다.
서른 다 되어서 직장생활을 정리한 채 고향으로 내려왔다. 부모님이 남겨 두셨던 땅에 건물을 짓겠다고 동창에게 일단 찾아갔는데 그게 다른 일을 시작하게 되는 계기일 줄이야.
한정혁 : 최이원과 같은 초중고 출신의 동창이지만 한 번도 같은 반이었던 적은 없는, 동창이라 하긴 애매한 사이.
이원이의 건축 의뢰를 받아 일반적인 건축 이상의 일을 떠맡고 있는 중이다.
아침이면 꼬박꼬박 조기축구회 운동하러 가고 저녁에는 친구들과 술까지 마시고 들어오는, 밝고 두루두루 친화력 좋은 남자.
고등학교 때 학생회장도 했을 정도로 성실하게 잘생긴 이미지다. 건축사무소 내기 전에 아버지 일을 도우며 제대로 배워 보기 위해 잠깐 고향에 내려와 있던 중.
그리고 그 외의 동네 사람들, 친구들이 만들어가는 일상적인(?) 이야기.
<책소개>발췌
2.
여기저기 BL영업을 하다보면 추천해드리는 목록이 생기기 마련인데
최근에는 다정한 온도를 추천하는 편이다.
다정공, 다정수라 보는 사람이 힘들게 취향 타는 요소도 적기 때문.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고, 모두를 만족시키는 작품도 없다. 특히나 BL은 키워드 싸움인데 다정한 온도의 다수의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이다.
3.
전체적으로 글은 중간에 늘어지는 부분이 없어서 읽기 좋다.
고마운 것은 썸 탈 때는 확실하게 간질간질 썸 타고, 연애할 때는 행복하게 연애하고, 밤에는 화끈하다.
4.
모종의 사건으로 고향집에 내려온 이원이 카페 겸 집을 건축하려고 고등학교 동창인 정혁이 일하는 건축사무소에 방문하여 그를 만나 친해지고 점점 분위기를 타서 알게 모르게 신혼집 차린다는 내용이다. 물론 중간에 이원의 전 애인이라는 발암은 있지만.
5.
이원은 작품을 읽다보면 소극적으로 보인다. 본인이 조금 무덤덤한 성정이긴 하지만, 그동안의 연애 과정도 그렇고 사회의 눈길은 이원의 연애에 대해 터부시하는 분위기라 큰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발을 빼려는 타입. 그런 큰 사건을 겪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도 정혁에게 기대려고 하는 모습은 그만큼 정혁에 대한 애정이 크다는 것을 보여줘서 기쁘다. 정혁의 어깨에 기대어 잠을 청하면서 '아, 드디어 행복해졌다'라고 이원이 생각할 때는 나도 행복해졌다.
6.
그에 반해 정혁은 좀더 적극적이다. 둘의 연애를 비밀로 하는 것에는 나름 신중한 편이지만 이원보다는 좀더 적극적이고 낙천적이다. 긴가민가했던 첫사랑이 이루어져서 일까. 그러한 모습이 이원에게 긍적적인 방향으로 적용해서 좋다.
7.
외전에서 의외로 부모님의 허락을 받지 못해서 섭섭하다는 평이 있는데 나는 나름대로 현실적으로 반영했다고 본다. 동성연애를 터부시 하는 한국 사회에서 과연 부모님이 자식들의 동성연애를 처음부터 좋게 볼 확률은 얼마나 될까? 심사숙고해서 나중에라도 응원을 해줄 수 있는 너그러운 부모가 될 수는 있겠지만 그것마저 확률은 낮다. 결국은 가장 최선의 방법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도 끝까지 숨기는 것. 그래서 나는 한국 사회에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연인들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