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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 ~2019

당수 | E의 펫숍

 

지은이 당수

발행 덕녘

발행일 2015년 12월 09일

 

1.

누나의 사고 때문에 만나게 된 수상한 남자가 펫숍 아르바이트를 부탁했다. 

어딘가 모르게 독특한 가게에는 기묘한 존재들이 모여드는데... 

동물과 인간이 함께 행복하기를 꿈꾸는 E의 펫숍, 지금 오픈합니다! <책 소개 발췌>

 

2.

제목과 같이 이 글은 작가님의 다른 글과는 달리 좀 가벼운 느낌이다. 

작은 에피소드 형식으로 이루어진 글은 생각보다는 가볍지 않다. 

오히려 단편 문학 소설과 같은 느낌이다. 

비엘에서 꽤 자주 등장하는 수인과 같은 반인간, 반동물을 주제로 

연상할 수 있는 애정관계는 거의 등장하지 않아 단편 문학 소설과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각각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은 가벼운 상담과 같은 구성을 보여주지만 

반영혼을 통해서 차별이라는 무거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3.

그러나 또 무거운 느낌은 아니다. 

첫 문장에서부터 등장하는 패러디는 잔잔히 웃음을 주면서 

무거운 주제들을 잠시 잊게 해주는 청량음료 같은 존재이다. 

하긴 제목부터 팻 숍 오브 호러즈의 패러디 같은 느낌의 E의 펫숍이다. 

작품에서도 해당 작품에 대해 가볍게 언급까지 한다. 

이러한 작위적이지 않고 우아하게 등장하는 패러디 요소는 

작품을 가볍게 해주면서도 패러디를 찾는 재미까지 주고 있다. 

 

4.

주인공인 이희건은 처음 등장했을 때의 느낌처럼 발랄한 청년은 아니다. 

펫숍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서서히 등장하게 되는 주인공의 인생은 그다지 밝지 않다. 

그래도 올바른 사고방식을 지닌 누나 덕분에 밝게 자라 

온전히 자신의 짝을 제대로 찾는 엔딩까지 맞이한다. 

 

5.

이 작품의 최고 매력 캐릭터는 단연코 희건의 누나이다. 

초반 등장은 그저 보통의 누이1이었으나 

희건의 과거가 밝혀지면서 누나의 매력은 빛을 발한다. 

다른 작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엘에서 나오는 악역이라던가, 

비엘을 너무나 사랑하는 동인녀같은 모습이 아닌 

주인공의 곤경을 도와주고 바르게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는 부모와 같은 존재이다. 

직접 등장하는 지분은 적지만 상당히 강한 존재감을 뽐내는 인물이다. 

희건의 처지는 부럽지 않지만 누나 하나만은 뺏어오고 싶을 정도로 부럽다. 

 

6.

위에 언급했듯이 비엘적인 요소는 적은 편이다. 

등장하는 커플이 남남이란 점? 

주인공인 희건도 결국은 남자반동물과 이어진다는 점? 

그러나 낙담하지 말자. 

무료로 배포하고 있는 벽색 악마의 펫숍에서 

비엘스러운 외전을 볼 수가 있다. 

혹시 아직 안 보신 분들은 꼭 보길 바란다. 

 

7.

작품을 다 읽고 우리 집에서 굴러다니는 반려동물 세 마리를 보았다. 

혹시나 얘네가 나의 반동물이 아닐까 하는 망상도 잠시 해보았으나

66%의 확률로 중성화 수술을 하였기에 주인인 내가 너희를 거부하겠다. 

그냥 내가 주는 사료 먹고 잘 살아라. 

 

8.

출판사 관계자님. 

보실 것 같아 덧붙입니다.  

저는 이 출판사 프로젝트를 꽤 좋아하고 있으니

왕대박 나셔서 계속 프로젝트를 이어가시길 소망합니다. 

 

9.

이 글을 썼을 때가 2015년 쯤 되는 땐데 

많은 양을 출간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실있는 운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