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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 ~2019

쇼시랑 | Unfortunate accident

지은이 쇼시랑

발행 수려한

발행일 2015년 02월 17일

 

 

1.

어느 날 밤, 주경은 집으로 가던 중 납치를 당한다. 

납치범은 이세계에서 온 낯선 남자와 괴상한 도마뱀. 

그리고 주경은 본인의 의사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이 낯선 땅에서 그들과 모험을 시작한다.

사막을 지나질 않나, 바다를 가르질 않나. 

주경에게 이득이라곤 하나도 없는데 질질 끌려 다니려니 정말 화도 나고 힘들어서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하지만 돌아가려면 일단 모험을 모두 끝내지 않으면 안된다는데…….

철없고 이기적인 왕자님과 만사가 짜증나고 귀찮은 열여덟 고등학생의 모험성장 판타지. 

<작품소개 발췌>

 

 

2. 

믿고 보는 작가님 중 한 분이시다. 연재처에서도 꼬박꼬박 연재하시고, 

완결도 제대로 내주시는 작가님.

이번에 읽은 글은 작가님이 발간한 이북 중에서 제일 어두운 Unfortunate accident이다. 

 

 

3. 

주경은 갑자기 찾아온 이방인에게 납치를 당하여 이세계로 온다. 

다른 철없는 주인공처럼 새로운 세계! 나의 모험! 이라며 두근두근 해댈 수 있는 감성은 없고, 

그저 그는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 

행운잡이로 불려 온 그에게 제약이 있다는 것을 곧 깨닫고 점점 어두워진다.

그에게 걸린 제약은 보름마다 한 사람씩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의 기억이 없어진다는 것. 

주경은 편집증에 걸린 사람처럼 자신의 기억이 쓰인 수첩에 대해 집착한다. 

그를 이 세계에 불러온 로드니는 모험이 끝나면 돌려보내줄거라 하지만

제약에 대한 것을 비밀로 붙였다는 사실을 알고 그들의 관계는 점점 최악으로 치닫는다. 

그에게 로드니는 이 상황을 만든 장본인이자, 이 세계에서 믿을 수 있는 아이러니한 사람이다.

결국 그가 선택한 것은 본인에게는 최악일지도 모르는 선택이지만, 

보름마다 한 번씩 오는 괴물을 상대하기에는 너무나 약했던 주경의 정신으로는 

차라리 그 선택이 나았을지도 모른다. 

 

 

4.

로드니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부족한 것이 없었던 사람이다. 

왕자라는 신분에, 주변에는 그가 거슬리게 행동해도 지적하는 사람이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소시오패스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다. 

주경은 그에게 왕이 되게 해주는 도구일 뿐이며, 

그의 괴로움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이 잘해주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한다.

가치관이 잘 증명된 것은 그의 시종이 자살했을 때.

그는 그 시종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로드니는 괴로움을 떨쳐버리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주경에게 

점점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말없는 주경을 바라보면서 왕이 되고자 행운잡이로 주경을 불러온 것을 후회한다. 

주경이 깨어나 온전히 로드니만을 바라보게 되었을 때도 그는 죄책감에 휩싸인다. 

행복하면서도 행복하지 않은 그런 상태로 그들의 관계를 맺음 된다. 

 

 

5.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결국은 돌아가는 것을 포기한, 

행운을 가져다주는 행운잡이면서 그 자신은 행복하지 않은 주경.

자신에게 매달리는 주경을 보면서 그것이 사랑이 아닐지도 모르는데, 

차마 그것을 정정하지 못하고 그대로 두는 로드니.

둘의 관계는 아이러니로 점철되어 끝까지 흘러간다. 

 

 

6. 

싸가지 지랄수에 소시오패스 공의 조합은 생각보다 데미지가 컸다. 

한 권 넘게 주경이 내내 자신의 상황을 두려워하고 발악할 때 

그에 동조해주지 못하는 로드니는 솔직히 말해 발암 그 자체다. 

게다가 그들은 나아질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 

언제나 평행선을 그리는 그들의 관계는 주경의 극단적인 선택을 계기로 바뀌게 되지만, 

모든 상황을 아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해피가 아닌 해피엔딩을 가장한 언해피 엔딩이다. 

읽고 나서 후유증이 상당히 많이 남는 작품이기도 하다. 

흡입력 있게 끝까지 읽게 해준 작가님의 필력에 감탄을 표한다. 

 

 

7. 

해 진 후 부터 리뷰 올리려고 했는데 왜 이 작품부터 한 걸까…….음…….

 

8.

2019-07 현재 출판사를 바꿔 외전을 추가해 새로 발간됨. 

 

2015-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