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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 ~2019

당수 | 벽색기담집

 

◆ 지은이  당수

 발행  덕녘

 발행일 2015년 10월 05일

 

이 작품은 새드엔딩이다. 

새드엔딩새드엔딩새드엔딩 세 번 강조한다.

 

1.

이 작품의 제목을 곰곰히 생각해 본다. 

벽색(碧色) = 아주 짙게 푸른 빛깔 

기담(奇談) = 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이야기 사전으로 찾아보는 뜻은 저러하다. 

왜 벽색이라는 단어가 제목에 들어가는지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외국인들(또는 외국인의 외모를 지닌)이 나와서 벽색인지 

아니면 벽색이란 추상적 의미로 붙였는지 조금 궁금했다. 

전자의 이유로 붙였다는 가능성이 많이 생기지만 짙은 푸른색이 지니는 무거운 의미도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또 다시 한번 강조한다. 이 작품은 새드엔딩이다.

제목대로 외국인들이 등장하는 동양풍의 새드엔딩을 가진 이상야릇한 단편집이다. 

 

 

2. 

해당 단편은 각기 전래동화나 설화에서 그 모티브를 따왔다. 

어디서 따왔는지는 소제목이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고 있다. 

상당히 재미있게도 각 단편들은 조금씩 유기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하여 세 번째 단편쯤으로 넘어왔을 때는 그 유기성을 찾는 재미도 있었다. 

서로 조금씩 연관성이 있는 내용을 넣는 것도 그렇고

첫 편을 읽으면서 원전을 해체 구성하는 솜씨가 남다르지 않는 점도 감탄했었다. 

원전이 있는 경우 비엘로 치환할 때 그저 주인공을 바꿔치는 수준에서 끝나는 작품도 많은데

이 작품에 들어있는 단편들은 꽤 정교한 해체구성을 보여주기 때문에 진심 흥미진진했다. 

 

 

3.

작가님의 문체는 시종일관 덤덤하고 등장인물들의 정확한 본명은 나오지 않는다. 

호칭이 필요할 때도 별명 같은 본명을 보여주지 않는다. 

단편들이라 그렇게 몰입에 방해되지 않고 

전지적 작가 시점과 문체와 더불어 전래동화 읽는 느낌을 확실하게 주고 있어서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4. 

단편들은 생각의 여지를 많이 준다. 

새드엔딩과 더불어 읽는 것에 도전하는 것이 쉬이 도전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다. 

그래도 다른 분들께 권해드리고 싶다. 

저 여운이라는 것이 작품을 이해할 수 없어서 남는 여운이 아니라

저들이 왜 저런 행동을 했는지 왜 이야기가 그렇게 흘러가는지

차용한 설화와 더불어 분석하면서 깊은 감동을 남기기 때문이다. 

 

 

5. 

작품을 타 이북과 비교하자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분량이 그다지 적은 편은 아닌데 왜 이렇게 저렴할까?

출판사를 검색하여 찾아보니 1인 출판사였다. 

리디북스에 보이는 작품 소개도 그렇고 이것저것 세심하게 신경 쓴 티가 많이 난다 했더니

작가님 본인이 직접 발행하는 이북인듯 하다. 

개인적으로 이런 발행형태에 대해 응원하는 편이다. 

지인들과 서로 이를 갈면서 증오하는 모 출판사는 작품에 대한 애정이 일말도 보이지 않기에

이런 출판사가 많이 늘었으면 하는 편이다. 

출판사들이 작가님들과 작품들을 사랑해서 발행해주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