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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 ~2019

해므니 | 드림 어 리틀 드림 오브 유 (Dream a little dream of you)

지은이 해므니

발행 블루핑

발행일 2016년 05월 02일

 

 

1.

“내 이름은……, 이야.”

“…….”

소리 내어 그의 이름을 불렀으나 흘러나오는 소리는 꿈에 먹혀 울림만을 토해냈다.

“분명 깨면 잊겠지만 매일 밤 꿈에서 알려줄게.”

그는 알고 있었다. 이 꿈 같은 꿈에서 깨어나면, 재희의 기억 속에 그의 모습이 안개에 끼인 듯 흐려지는 것을. 재희가 놀랐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았다. 그가 미소 지으며 재희의 부드러워 보이는 머리카락을 헝클이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네가 기억할 때 까지.”

 

꿈같은 현실, 현실같은 꿈. 경계를 오가며 일어나는 지독한 딜레마.

 

박서윤, 정승혁, 강재희. 그들이 그리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꿈' 이야기.

 

- <책소개>발췌

 

 

2.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을 말한다면 묘사력이다. 

사건이나 행동 보다는 분위기를 묘사하는 느낌으로 

한 단어, 한 문장 공들여 쓴 것이 돋보인다. 

제목에도 꿈이 들어가는 것처럼 꿈에 대한 내용이고 

몽환적으로 잘 표현했다는 느낌이 든다. 

묘사력에 중점을 두고 본다면 굉장히 수작이다. 

 

3.

묘사라는 커다란 무기를 지녔지만,

이것저것 무리하게 욕심내다가 실패한 점이 눈에 띄는 작품이다. 

 

4.

조별과제 모임에서 등장하는 은정은 

권선징악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하는 사건의 악역으로 

'악'을 집대성해서 만들어진 인물이지만, 

입체적이지 않고 나쁜 점만 모아놓은 캐릭터라

독자에게 불쾌감을 줄 여지가 더 커져 버린 인물이 되어 버렸다. 

일회용 악역으로서 활용하기 위해 평면적인 캐릭터로 만들어진 거겠지만, 

조별과제 에피소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서인지

은정은 한순간에 사라지는 악역이 아니라 불쾌감만 주는 캐릭터가 되었다. 

 

5.

더 아쉬운 인물은 서윤이다. 

책소개에 이름이 언급될 만큼 비중이 크다고 생각될 지도 모르지만 

서윤을 지우고 읽어봐도 줄거리에는 큰 지장이 없다. 

'우리'와 관련된 갈등으로 조금 더 입체적인 캐릭터가 될 수도 있었는데, 

후반 분량이 조별과제보다 훨씬 모자란 것도 있고

'우리'에 대한 설정이 대부분 풀리지 않은 터라

서윤이 많이 어정쩡한 캐릭터로 남아버린 느낌이다. 

 

6.

설정도 안타깝다. 

설정에 대해서 생략하는 것은 나쁜 서술방법이 아니지만, 

어느 정도 생각의 여지를 남겨주고 생략을 해야 인상이 깊을 텐데

여유 없이 너무 과감하게 생략해 버렸다. 

그래서인지 후반은 급하게 마무리 지은 오픈엔딩 같은 느낌까지 난다. 

 

7.

분위기나 묘사에 중점을 두고 읽으시는 분들께 추천한다. 

명확한 엔딩이나 설정등에 신경쓰고 보시는 분들에게는 글쎄...

 

 

*해당 작품은 리디북스 이벤트로 진행된 10년 대여 포인트 백 이벤트로 대여한 책입니다. 

 

8. 현재(2020년)는 출판사의 폐업으로 구할 수 없는 책이고 재출간도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