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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 ~2019

니네덕에 | 동네 맛집

 

지은이 니네덕에

발행 시크 노블

발행일 2016년 05월 01일

 

 

 

1.

와, 여기 자주 와야겠네요, 라는 별로 달갑지 않은 칭찬을 듣게 됐다. 

그 칭찬이 달갑지 않은 이유는 하나였다. 한 달 전, 내 반찬가게 바로 옆으로 들어선 대형 레스토랑의 주인이 바로 그 새끼라서였다.

 

이 동네 가게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았고 그래서 다들 사이좋게 고만고만한 수입으로 살아가던 와중이었는데 그 레스토랑이 생겼다. 그것도 꽤나 고급, 2층짜리인 데다가 ‘쟝’이라는 희한한 간판까지. 동네 상권 사람들이 술렁인 것은 당연했다.

 

근데 생각했던 것보다 착하네, 라는 두성이의 말에 반박할 거리가 없었다. 그랬다. 오늘 아침 먼저 인사를 건넨 것도, 열쇠를 찾아 준 것도, 내 반찬에 대해 호평을 해 준 것도 그동안의 소문과는 다른 행동들이었다. 소문에 의하면 그 새끼, 즉 김종식이는 거만하기 짝이 없어 이 동네의 그 어떤 가게도 자신의 적수가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머지않아 자신이 이 동네를 접수할 것이라는, 그런 오만방자한 생각을 품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능력 있어 뵈는 놈이 그 따위 시답잖은 생각(동네 접수)을 하고 있을 것 같진 않았다. 나는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다. 새로운 이웃, 그러니까 나랑 비슷한 나이 대에 내 가게보다 열 배는 더 커 보이는 고급 레스토랑의 사장이 된 김종식이를 한번 친구로 삼아 보자고.

<책소개>발췌

 

2.

보통 이북을 사는 경로가 

연재플랫폼에서 연재분을 읽은 뒤 맘에 드는 것을 사거나 

아니면 네임밸류로 사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아무 사전 정보 없이 생각보다 리디 판매순위가 높아서 

그냥 사서 읽었는데 상당히 재미있어서 만족했다. 

 

3. 

시점은 공수시점 번갈아가면서 나온다. 

언제나 생각하지만 호불호 꽤 타는 방식이다.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굉장히 편한 방식이기도 하고

쓰는 요령 없으면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지루한 편인데 

내 입장에서는 이 작품은 지루한 건 없었다. 

 

4.

이 작품의 시점변화가 왜 지루하지 않은가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화자의 성격들이 판이하게 틀려서 그런 것 같다. 

김종식은 작품에서 나온 이야기지만 이상한데서 고집을 부리고 

다른 사람들이 다 눈치 챌 정도로 상태의 변화가 심하다. 

반면 이영찬은 뭐든지 귀찮아하고 무심한 스타일이다. 

그게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김종식의 태도와 완전히 상반된 잔잔한 타입이라 

둘의 시점변화가 번갈아 나와도 보는데 지루하지 않았다. 

 

5.

이 작품은 담담하게 풀어나가고 소소한 에피소드를 펼치면서도 

끝까지 읽게 하는 매력을 뿜어내고 있다. 

작품 내의 감정선도 섬세하고. 

수위는 거의 없지만 잔잔하고 소소하고 귀여운 이야기가 좋다면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6.

참, 키스씬도 없다.